보건복지부가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2021년도 의사 국시 시행 방안과 관련해 내년 의사 국가고시 실기 시험을 상·하반기로 나눠 2회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의대생들에게 사실상 '재응시' 기회를 주는 것이란 의견과 실제 의대생들은 이걸 구제받았다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맞섭니다.
응시 인원 대신 횟수 늘린 건 '당근'
의사 국가고시는 1년에 한 차례 치뤄집니다. 이를 두 차례로 늘리는 것 자체는 이례적이며 경우에 따라 특혜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복지부는 2020년 의사 국시 미 응시자와 2021년 응시자가 쏠려 시험 기간 장기화 등 부담이 크기 떄문이라고 설명했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의사들은 한번에 많은 수의 의사가 배출되는 걸 반대하는(밥그릇이 주니까요) 상황에서 응시 인원을 조정하는 것이 되레 정부 입장에선 부담이 적은 결정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인원 조정 없이 횟수를 늘린 것에는 의사 수를 한시라도 빨리 확충해야 한다는 정부의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실제로 2020년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의 실기시험 모집 기간은 2021년 1월 말로 매우 빠릅니다. 2021년 상반기 실기시험 응시자의의 모집 기간은 2월 말로 불과 30여일밖에 차이 나지 않습니다. 코로나 대응과 대학병원의 업무 과중, 의료 취약지 지원까지 이유는 다양합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가 예상됐는데도 '국민적 합의' 운운하며 의대생의 의사 국시 응시를 막던 정부가 시간이 지나 특혜 논란이 사그러질 즈음에 사실상의 특혜를 제공하는 것에 화를 내는 국민이 적지 않습니다.
의사 국가고시 일정 종료, 예상되는 후폭풍 4가지 시나리오
비수도권, 공공병원 정원 확대는 '채찍'
그런데 왜 일부 의대생들은 이걸 구제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까요? 첫째, 정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2021년 상반기 응시자 대상으로 하는 인턴 모집에서는 비수도권과 공공병원의 정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당초 비수도권 40%, 공공병원 27% 비율을 확대해 비수도권 50%, 공공병원 32% 등 10명 중 8명을 수도권 외 지역 수련병원에 배정할 예정입니다.
의대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실제 환자에게 적용하고, 의료 기술을 전문화하기 위해 대학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전문의 자격을 취득합니다. 서울대, 세브란스, 아산, 삼성, 성모 등 이른바 빅5를 포함해 수도권 대학병원은 의사들의 실력이 상대적으로 좋고 주변에 먹거리 즐길거리 등 환경도 좋아 지원자들이 몰리죠. 근데 이 비율을 조정해 의대생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지방 대학병원이나 공공병원을 가게 된 겁니다. 응시자는 많은데 병원은 한정적인데다 공공의료 강화대책이라는 명분도 훌륭하지만, 어떻게 보면 '괴씸죄'를 물은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습니다.
둘째, 의대생 입장에서는 정부가 마음대로 자신들의 의사 자격을 빼앗고 다시 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 단체 행동은 전공의, 의사를 중심으로 지난 8월 의료계 총 파업이 진행되며 함께 이뤄졌습니다. 피 끓는(!) 의대생들은 이후 정부와 의사 단체의 합의가 이뤄진 뒤에도 단체 행동을 중단하지 않았고 '스스로' 국시를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의료계 원로들과 교수 등이 이들을 타이르고, 의대생들도 국민에게 사과하면서 재응시 자격을 달라 요청했었죠. 그때는 고개 숙여도 받아들이지 않던 정부가 이번에는 패널티를 주면서 시험을 보라고 하는 것과 같으니 의대생들은 휘둘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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