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보건기구 마이크 라이언 긴급대응팀장은 "여행 규제가 장기 방역 조처가 될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미 세계 경제가 하나처럼 움직이는 만큼, 언제까지 모든 나라가 국경을 닫고 무역을 제한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일상 방역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전년과 대비해 국외 이동 감소 인구가 10억 명에 달한다는 UNWTO의 예측이 있습니다. 요즘처럼 국내 유입보다 해외 유입이 5배 정도 많은 상황에서 일부는 "국경 차단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합니다. 하지만, 해외 유입 환자는 꼭 외국인뿐만은 아니죠. 직장인과 학생, 해외 여행자 등 국내 인구가 상당합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이 훨씬 많죠.
신종 감염병은 실제로 다른 나라와 연결이 많이 된 나라일수록 전파 속도가 빠릅니다. 최근 고려대의료원이 주최한 넥스트노멀컨퍼런스에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커를랜드 로빈슨 국제보건학과 교수는 나라 간 이동성 연결성을 점수화 해 코로나 감염자, 사망자와 비교하는 연구를 발표했어요.
종합적으로 검토해볼 때, 나라간 연결성을 객관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여권 순위(Hpi index)'였습니다. 사전에 비자 없이 해당 여권을 가진 사람이 갈 수 있는 곳을 순위로 매긴 것이죠. 각 나라가 상호 체결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왕래가 활발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1위가 일본이고 4위가 한국입니다. 꼴찌는 아프가니스탄이었습니다.
대게 코로나 확진자, 사망자수, 치사율은 여권 순위와 비례했습니다. 미국 영국 스페인 등 상위 20개국의 치사율과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이 높았습니다. 연결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다른 나라로 많이 이동하고 그 나라에서도 많이 유입될 수 있으니 위험한 겁니다.
다만, 일본이나 한국은 높은 연결성을 갖고 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을 효과적으로 봉쇄했죠. 로빈슨 교수는 "코로나 확산은 국가 간 이동을 막는 것보다 그 나라의 방역 체계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위 20개국은 대부분 피해가 크지 않습니다. 로빈슨 교수는 "이들은 빠르게 확산하는 펜데믹의 초기 몇 개월이란 시간을 벌 수 있어 조기 적절한 대처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세계가 연결된 만큼 어느 한 나라, 계층이 방역에 실패하면 코로나 종식은 요원한 일입니다. 선진국이 상대적으로 교역이 적은 나라에도 방역 대책 등을 공유하는 시스템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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